[스페인]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즉위와 펠리페 2세

영국 신교와 가톨릭의 대립

 스페인의 광신적인 가톨릭 분위기는 대외정책, 종교정책을 비롯한 펠리페 2세의 모든 통치 전략에 큰 영향을 끼쳤다. 스페인의 광신적 가톨릭은 1580년 이후 스페인 내부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펠리페 2세는 처음엔 신중한 통치 성향을 띠었으나 갈수록 이교도들을 심하게 핍박하면서 점점 더 잔인한 제국주의 색채가 짙어졌다. 편협하고 광적인 종교 성향을 가진 펠리페 2세는 이제 막 일어나는 신교 국가에 대해 매우 강력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1566년 스페인에서 풍요로운 영지 중 하나인 네덜란드가 가톨릭 스페인의 압제에 견디다 못해 반기를 들었다. 이것을 계기로 스페인은 네덜란드와 치열한 독립전쟁을 치르게 된다. 또한 이것은 종교적 갈등이 깊어져 가던 유럽의 신교 국가와 가톨릭 국가 간에 30년 전쟁의 바탕이 되었다. 거대 제국을 거느린 스페인은 끊임없는 전쟁으로 점점 세력이 약해졌다. 스페인은 숙적 프랑스를 끊임없이 견제하면서 동시에 상공업 발전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키워 기세등등하게 도전해 오는 신교 국가 네덜란드와 영국에 맞서야 했다.

 1533년 잉글랜드 국왕 헨리 8세(재위 1509~1547)는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로마 교황에게 스페인 공주 카탈리나와의 이혼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카탈리나는 페르난도 국왕과 이사벨 여왕의 막내딸이자 카를 5세의 이모였다. 그녀는 헨리 8세와의 사이에서 메리 튜더를 낳았다. 헨리 8세는 이혼 문제로 로마 교황과 결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헨리 8세는 스스로 영국 국교회의 수장이 되었고 영국의 모든 교회에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했다. 1536년 헨리 8세는 가톨릭교회를 해산시키고 모든 수도원을 폐쇄했다. 그리고 교회의 모든 재산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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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튜더와 펠리페 2세

 헨리 8세는 모두 6명의 아내에게서 3명의 왕위 계승자를 낳았다. 메리 튜더, 엘리자베스, 막내아들 에드워드가 그들이다. 헨리 8세의 뜻에 따라 유일한 아들인 에드워드가 왕위를 계승했다. 만약 에드워드가 후사를 남기지 못하면 메리 튜더가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 계승자가 엘리자베스였다. 1547년 9살의 어린 왕자 에드워드가 왕위를 계승했으나 6년 만에 죽었다.

 1553년 왕위 계승 서열 2위였던 메리 튜더가 영국 여왕으로 즉위해 메리 1세(재위 1553~1558)가 되었다. 가톨릭 신봉자였던 메리는 영국을 다시 로마 가톨릭 국가로 되돌리는 데 주력했다. 메리 1세 시기는 영국 신교도들에게는 커다란 시련의 시기였고, 당시 500명의 신교 지도자가 추방당하고 280명이 화형을 당했다.

 메리 1세는 가톨릭 수호자로 스페인과의 동맹을 위해 1554년 스페인의 왕 펠리페 2세와 결혼했다. 족보상으로 보면 메리 1세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의 사촌 여동생이고 펠리페 2세에게는 고모가 된다. 그녀는 펠리페 2세보다 11살이나 더 많았으나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되었다. 메리 1세의 결혼은 영국에서 커다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녀의 결혼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에서는 곧 반란이 일어났다. 반란군 3,000명이 런던으로 진격해 왔다. 메리 1세는 이 반란을 진압하기는 했으나 영국 국민의 마음속에 가톨릭에 대한 원한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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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이 되다

 펠리페 2세는 영국에서 겨우 2년을 보내고 스페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4년 후 메리 1세가 죽고 신교 신봉자인 엘리자베스가 즉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교황의 패권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1559년 영국 국교회는 39개 신조를 제정했으며, 로마교황청과 다시 결별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은 스스로 국교회의 수장임을 공표했다.

 펠리페 2세는 영국과 동맹관계를 맺기 위해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어설프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했다. 당시 엘리자베스는 "나는 국가와 결혼했다."라는 말을 남겼다. 엘리자베스의 통치 아래 영국 농업은 역사상 최고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양모와 방직공업도 크게 발전했고 대외무역도 점차 규모가 커졌다.

 

39개 신조
로마 가톨릭교회, 어너 뱁티스트파, 칼뱅파 등에 대해 영국 국교회의 견해를 천명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1530년의 '아우크스부르크 신조'에 바탕을 두었다. 1538년 헨리 8세와 독일 루터파 사이에 체결된 13개 조에 기초했다. 1553년 대주교 T.크랜머가 기초한 42개 조가 그 원형이다.

엘리자베스 1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