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현대사]#50_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전후처리

 1945년 8월 30일, 연합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가 일본에 도착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일본에서 '태상황'의 지위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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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본 점령

 9월 2일, 도쿄만에 정박 중이던 미국 전함 미주리호에서 항복 조인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미국, 영국, 중국, 소련, 네덜란드 등 각국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 시게미쓰 마모루 외상과 우메즈 요시지로 참모총장이 정식으로 항복 문서에 서명했다.

 맥아더는 황궁을 내려다볼 수 있는 도쿄의 중심 다이이치 생명 빌딩에 사령부를 설치했다. 9월 27일, 일본 히로히토 천황이 맥아더를 방문했다. 천황이 미국 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미국 사진기자가 히로히토와 맥아더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을 사진 찍었다. 이 사진이 일본 신문에 실린 후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일본 정부가 사진 등재를 금지하자, 연합군 사령부가 불만을 제기하며 출판물에 대한 모든 제한을 폐지했다. 얼마 후, 맥아더가 인권 지령을 발표한다. 민주화에 방해가 되는 치안유지법과 국방 보안법, 특별 고등경찰을 폐지했다. 억눌려 있던 사상의 자유가 하루아침에 해방되자, 일본의 국체를 수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 체제 자체가 붕괴하고 히가시쿠니 내각이 와해하였다.

 미국이 비록 연합국 명의로 일본을 점령하고는 있었지만, 점령 이전에 이미 트루먼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점령은 독일에서의 전철을 밟지 않고 분할 통제나 점령 지역 분할을 실시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었다. 주일미군은 태평양 육군 제8군과 제6군을 주축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43만 명에 달했다.

 1945년 11일, 맥아더는 시데하라 총리에게 '5대 개혁'을 요구했는데, 그 내용은 첫째, 부녀자에게 참정권을 부여한다. 둘째,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한다. 셋째, 교육 자유화를 실시한다. 넷째, 전제 기구를 폐지한다. 다섯째, 경제 제도의 민주화를 실시한다.

 전후 미국은 일본에 대한 일련의 비군사화 및 민주화 개혁을 실시했으며, 여기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가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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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개혁 추진

 1946년 2월 1일,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이 특간 형식으로 일본 내각의 지도 아래 헌법 조사위원회가 초안을 작성한 헌법 법안을 보도했다. 그러나 연합군 총사령부는 이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맥아더는 일본 정부 당국이 헌법 초안을 작성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민정국장인 커트니  휘트니로 하여금 서둘러 헌법 초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이틀 후, 헌법 개정에 대한 '맥아덕 3원칙'이 발표되었다. 첫째, 천황은 국가 원수의 지위를 가지며 황위는 세습된다. 천황은 헌법에 따라 직무와 기능을 행사하지만, 헌법에 반영된 국민의 기본적인 의사에 따라야 한다. 둘째, 국가의 주권적 권리로서의 전쟁을 포기한다. 일본은 자국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아가 자국의 안정 및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써 전쟁을 도발하지 못한다. 셋째, 봉건 제도는 그 기능을 중재하여, 황족을 제외한 귀국의 권력은 현재 생존하는 세대 이상 지속되지 않으며, 화족의 지위는 어떤 형식의 국민, 또는 시민의 독자적 정치권력을 수반하지 않는다.

 1947년 5월 3일, '일본국 헌법'이 정식으로 시행되었다. 신헌법으로 인해 천황은 전쟁 이전의 신성불가침했던 지위에서 일본의 상징으로 변화했다. 국가의 대권을 총괄하는 권력 최고정점에서 국정에 그 어떤 권한도 갖지 못하는 상징적 천황으로 전락했다. 1946년 1월 1일, 일본 천황은 훗날 '인간 선언'이라고 불리는 조서를 발표했다. 이 조서는 천황이 신이 아닌 사람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또한 각급 국가 기관과 학교에 걸려 있던 천황 초상화를 모두 떼어냈으며, 이 밖에도 연합군 총사령부는 신도지령을 발표하여 국가와 신사신도를 완전히 분리하고, 국가가 신사를 지지하는 것을 엄격히 금했다. 또한 교육 내용에서 천황을 신격화하고 일본을 신국화하는 사상 역시 다 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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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헌법 제정

 특별히 '평화헌법'이라고도 불리는 헌법 제9조는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히 포함된 조항이었다. 이 조항에는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초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고,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국권의 발동 내지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군, 해군, 공군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 교전권은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훗날 일본이 사실상의 군대인 자위대를 창설하기는 했지만, 제9조 제약 때문에 전후 일본은 경제 건설에 전력을 쏟아 평화적인 방법으로 세계 경제 대국에 오를 수 있었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