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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러시아

[러시아사]#29_러시아 영웅 쿠투조프와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by 티제이닷컴 2024.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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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영웅, 쿠투조프

 1813년 4월 28일 아침 9시 35분, 분츨라우(지금의 폴란드)라는 작은 도시의 이층 집으로 별똥별 하나가 떨어졌다. 8년이 지난 1821년 4월 11일, 이 도시에는 쇠로 만든 높이 12미터의 기념비가 올라섰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쿠투조프 스몰렌스크 공작, 무적의 러시아 군대를 이끌고 이곳에 오다. 죽음의 신은 그의 영광스러운 대업을 중단시키고 말았지만 그는 조국을 구했으며 유럽에 자유의 길을 열어 주었도다. 그의 이름은 영원하리니!"

 쿠투조프(1745-1813)는 군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12살이 되던 해에 구사 학교에 들어갔으며, 타고난 총기로 금세 학생들 사이에서는 두각을 나타냈다. 이러한 배경은 훗날 그가 세계에서 가장 박학다식한 군인 중 하나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막 학교를 졸업한 그의 이력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러시아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읽고 쓸 수 있으며, 기하학, 대수학, 역학, 건축학, 총포학에 통달함."

 성적이 뛰어났던 그는 학교에 남아 제자를 양성하는 일을 맡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전장에서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불사르고 싶은 열망이 마음 한쪽에 늘 남아 있었다. 줄곧 참전을 희망했던 그는 마침내 학교를 졸업한 지 9년 만에 오스만 튀르크와의 전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그는 험난하고 위험한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774년, 전쟁 중 총알 하나가 그의 관자놀이와 미간 부분을 관통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의사가 상처가 너무 깊어 도저히 치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쿠투조프는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1788년에는 기병대의 대대장 신분으로 참전했다가 머리에 총을 맞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시 한번 기적적으로 회복하여 의사를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이때부터 부상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그를 '외눈 장군'이라 불렀다.


알렉산드르 1세와 쿠투조프

 하지만 그는 끝까지 알렉산드르 1세(재위 1801-1825)의 총애를 받지는 못하였다. 이 때문에 그저 시골의 한직에 머무르며 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렇게 유배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던 쿠투조프를 다시금 전장으로 불러내는 계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그 유명한 프랑스의 나폴레옹이었다.

 1804년, 반프랑스 동맹에 가입한 러시아는 오스트리아에 군대를 파견하기로 했는데, 그때 알렉산드르 1세는 쿠투조프와 같은 명장을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머릿속에 스쳤다. 이에 알렉산드르 1세는 즉시 편지를 써 쿠투조프를 다시 러시아로 불러들였다.

 당시 오스트리아군은 이미 나폴레옹에게 한 차례 패배를 당한 후였기에 쿠투조프는 혼자 힘으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던 프랑스군을 상대해야만 했다. 1805년 10월, 쿠투조프는 브라우나우에서 아우스터리츠까지 전투를 전개해 나가면서 프랑스의 명장들을 차례로 굴복시켰고, 이로써 러시아군은 한 차례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이 아우스터리츠 전투는 전략적인 기동 전술을 보여준 대표적인 전쟁으로 세계 역사에 기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1세와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1세는 쿠투조프의 조언을 무시하고는 계속해서 공격할 것을 명했다. 쿠투조프는 용맹한 러시아군을 이끌고 사력을 다해 싸웠지만 결국 이 두 황제의 지나친 욕심으로 아우스터리츠 전투는 나폴레옹의 불패 신화에 영광 훈장을 하나 더 달아주는 것으로 끝을 맺어야만 했다. 한편 쿠투조프는 알렉산드르 1세의 잘못된 결정에 대한 책임을 모두 뒤집어쓴 채 해임당하고 말았다.

 1811년, 오스만 튀르크와의 3차 전쟁에서 밀리자 알렉산드르 1세는 또다시 쿠투조프를 전장에 배치하려 한다. 다시 한번 황제의 부름을 받은 쿠투조프는 적은 인원으로 튀르크의 대군을 격파하는 한편, 평화 협정을 강요하며 러시아 서남쪽의 안전을 확보했다. 하지만 쿠투조프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알렉산드르 1세는 또다시 그의 작위를 해제해 버리고 말았다.

 1812년, 나폴레옹이 50만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공격해 왔다. 전쟁을 시작하며 나폴레옹은 이렇게 외쳤다. "러시아에서 매년 50만 명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는 한 나는 결코 유럽에서의 승리에 만족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침공한다.

쿠투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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