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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영국

[영국]#11_<마그나 카르타>의 이모저모(2)

by 티제이닷컴 2024.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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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그나 카르타'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조치가 핵심적이다.
첫째, 국왕이 국민에게서 돈을 얻어내는 통로를 차단한다. 즉, 국가가 함부로 돈을 징수하지 못하도록 제한 장치를 마련했다.
둘째, 국왕의 판결은 공평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사법적 형평성을 주장했다.
셋째, 지방 관리 및 제후 세력들의 압제를 없애고자 했다.


'마그나 카르타'의 판본

 '마그나 카르타'에는 총 4가지 판본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1215년에 작성된 문건으로 존 왕과의 타협을 통해 얻어낸 것이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존 왕은 이 협의를 무시하고 '마그나 카르타'의 무효를 주장하며 또다시 내란을 야기했다. 1216년 존 왕이 죽고 겨우 9세밖에 되지 않은 존 왕의 아들인 헨리 3세가 즉위한 뒤 새로운 '마그나 카르타'를 반포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1217년, 내란이 끝난 후에 다시 한번 새로운 판본이 나온다. 이후 최종적인 판본은 1225년에 완성되었다. 이때부터 영국의 군주들은 1225년 판 '마그나 카르타'를 계승하여 더 이상 수정을 가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마그나 카르타'이다.

 1215년의 첫 번째 판본과 10년 후에 나온 1225년 판본의 차이점은 바로 '마그나 카르타'의 위력이 줄어든 것이다. 1215년 판의 맨 마지막 조항에 따르면, 25명의 귀족은 이 대헌장의 실행을 확실히 보증할 권리가 있으며, 만약 국왕이 이에 명시된 조항을 위반할 경우에 25명의 귀족은 국왕에 대항하여 그로 하여금 조항을 준수하도록 강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후 판본에는 위의 내용이 빠져 있고, 1225년 최종판에는 조항 자체가 삭제되어 있었다.


'마그나 카르타'의 본질과 주제

 '마그나 카르타'의 주요 본질과 주제는 바로 국왕도 법률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왕은 독재를 행할 수 없고, 권력을 공평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헌장에서 가장 유명하고도 중요한 두 가지 조항에 개괄되어 있다. 그리고 오늘날 영국 법에서도 다음의 두 가지 조항에 잘 드러나 있다.

제1조: 국왕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며, 누구라도 공정하게 대우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맹세해야 한다.
제2조: 법률이나 합법적인 판결에 따라 유죄로 인정된 탈주범, 추방범, 죄수, 사형수 등을 제외하고는 누구라도 재산을 함부로 박탈하거나 체포할 수 없다.

 이 조항들은 독재를 막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국왕은 법률에 따르지 않는 한, 누구도 함부로 체포하거나 처형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영국 법에 '마그나 카르타는 영국 법률의 주춧돌이자 민주정치로 나아가는 계단'이라는 문구가 있다. 실제로도 민주적인 성격을 띤 조항이 있다. '만장일치가 아니면 세금을 징수할 수 없다.'는 조항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통해 영국은 민주주의의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국왕의 권력을 제한하고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귀족들이 국왕과 협상은 할망정 결코 국왕을 전복시키지 않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국왕은 고귀한 존재이며 하늘이 정해준 통치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관식에서 국왕은 성유를 바른다. 성서의 전통에 따르면, 이것이 성령의 축복을 받는 의식이라고 한다. 따라서 저항은 하더라도 그 이상은 감히 더 나아가지 못했다.

 둘째, 귀족과 국왕 간의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만약 국왕이 훌륭한 정치가라고 한다면, 귀족들은 그저 국왕의 편에 서서 그를 위해 싸워주고 엄청난 재물과 이득을 챙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존 왕과 같이 무능한 국왕에게도 '마그나 카르타'를 들이미는 것이 고작이었다. 왜 국왕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왕을 추대하지 않았을까? 이 문제에는 여러 복잡한 요인이 있겠지만, 단순히 생각해 보면 존 왕이 바보는 아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존 왕은 1215년에 교황의 지지를 얻었다. 교황의 힘을 업은 국왕에게는 쉽사리 손을 쓸 수 없었기에 그는 바로 이 점을 이용했다. 1215년의 몇 차례 봉기에도 그를 물러나게 할 수 없었고, 결국 그의 권력을 제한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그리하여 '마그나 카르타'에 덧붙여진 것이 바로 '왕권 제한 조항'이었다.

런던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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