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사]#7_표트르 대제의 집권 과정 두 번째 이야기

[역사학] - [러시아사]#6_표트르 대제의 집권 과정 첫 번째 이야기

[러시아사]#6_표트르 대제의 집권 과정 첫 번째 이야기

 

 

 1689년 7월, 근위대의 공훈을 의심하던 표트르는 원정에서 돌아온 근위대를 접견하려 하지 않았다. 표트르를 끌어내리는 데 혈안이던 소피아 공주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를 빌미로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다. 8월 7일 밤, 크렘린 궁전 안에는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하더니 근위대가 황궁을 포위했다는 소문이 일기 시작했다. 얼마 후 거짓이라고 밝혀지긴 했지만, 이미 러시아 역사를 뒤바꿀 스위치는 켜졌다.

 한밤중에 잠에서 깬 표트르는 7년 전 창에 찔려 구멍이 날 대로 나버린 시체, 미친 듯이 날뛰던 근위대의 모습이 떠올랐다. 잔뜩 겁에 질린 표트르는 밤을 꼬박 새우고 이튿날 트리니티 성당에 보호를 요청한다. 머지않아 소년 병사들과 근위대 내에 있던 표트르 지지자들이 하나둘 성당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 소식은 소피아에게도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겁에 질린 소피아는 주교를 보내 표트르를 설득해 보길 시도하나, 주교마저도 표트르에게 투항한다. 이젠 입장이 뒤바뀌었다. 수많은 귀족은 표트르의 손을 들어주었고, 근위대에서도 표트르에게 투항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다. 대세를 파악한 소피아는 수도원으로 피신하고, 이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반이 사망하였기에, 러시아란 국가는 표트르의 손에 쥐어지게 되었다.

 1698년, 표트르가 유럽으로 유학을 간 사이에 소피아가 다시 한번 반란을 도모하기는 하였다.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표트르보다 앞서서 표트르에게 충성을 맹세한 장군들에 의해 반란은 이미 진압이 되어 있었다. 여기서 표트르는 반란에 가담한 사람 1,000여 명을 죄다 죽여버리는 강수를 두기도 하였다. 이걸로도 성에 안 찬 표트르는 이미 죽은 귀족들의 시체를 파내서 베거나 목을 자르기도 했고, 시체를 소피아 공주의 창밖에다가 걸어두기도 했다. 표트르는 직접 나서서 도끼를 휘두르며 근위대 목을 베어버리는 잔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소피아 공주와의 권력 다툼에서 승리하며 표트르는 러시아에서의 절대 권력을 쥐게 되었다. 이제 남은 건 그가 어렸을 적 프레오브라젠스키에서 즐겼던 병정놀이의 스케일을 좀 더 키울 일만 남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695년 1월, 표트르는 러시아의 남쪽 영토에 대한 욕심을 꿈꾸며 튀르크가 통치하던 아조프를 공격하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해군이 없었기에 아조프를 포위할 수 없었고, 결국 해군의 지원 병력을 받은 튀르크에게 패할 수밖에 없었다. 해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표트르는 같은 해 5월에 해군 함대를 편성하게 된다.
그 이듬해인 1696년 봄, 아조프 해에 다시 한번 러시아의 군대가 찾아온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바로 함대 30척이 있던 것이다. 이로써 러시아는 아조프 성을 포위할 수 있었으며, 곧 아조프를 점령하기에 이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튀르크를 경계하던 유럽 국가들은 표트르 대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 한 번의 전쟁이 오스만 제국을 이겼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았다. 해군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체감하고, 이를 배우기 위해서 유럽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수순이었다.

흑해 오른쪽 위에 위치한 아조프해가 위치해 있다. 출처 : 구글맵

 

 

[역사학] - [러시아사]#8_표트르 대제의 러시아 유럽화

[러시아사]#8_표트르 대제의 러시아 유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