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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러시아

[러시아사]#외전_표트르와 청동기사

by 티제이닷컴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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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 [러시아사]#10_표트르의 아픈 손가락인 아들 '알렉세이'

 

[러시아사]#10_표트르의 아픈 손가락인 아들 '알렉세이'

앞선 글에서 말했듯, 표트르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에 반면 그의 아들인 알렉세이(Aleksey Petrovich, 1690 ~ 1718)는그렇지 못했다. 배움에 대한 결실도 없었으며, 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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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다룰 주제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여행을 가서 거리를 걷노라면, 만날 수 있는 '청동 기사' 동상이다.

 이 동상은 표트르 대제를 기리는 동상으로 18세기 프랑스의 예술가였던 E. M. 팔코네라는 인물에게 예카테리나 2세가 명령하여 주문 제작한 것이다. 예카테리나 2세는 이렇게 함으로써 표트르 대제에 대한 자신의 존경심을 표현함과 동시에 자신이 그의 적통 후계자임을 만천하에 나타내려 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청동 기사 동상은 표트르 대제가 앞발을 공중으로 쳐들고 있는 말에 올라타 한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가 탄 말은 뒷 발굽으로 바위 아래 똬리를 틀고 있는 뱀을 짓밟고 있는데, 이 뱀은 표트르 대제의 집권 당시 낙후되어 있던 과거의 러시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표트르 대제가 오래된 관습을 뿌리치고 러시아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진취적인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동상의 아래쪽은 파도를 온몸으로 막고 있는 암초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무려 1,600톤의 대리석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예카테리나 2세는 이 동상을 보고 매우 만족하였다 전해지는데, 그녀는 동상 건립 기념 의식에 참가한 다음 날 감격에 찬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한 일화가 있다. 
 "드넓은 창공 아래 서 있는 표트르 대제의 동상은 위엄 있는 그의 외모뿐 아니라 훌륭한 정신까지 잘 표현하고 있다. 그도 자신의 모습에 기뻐할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지금까지 그를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지만 지금은 감동으로 인해 마음이 벅차오른다. 주변의 모든 사람 역시 나처럼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지 않은가! 흑해의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그의 얼굴은 전 세계를 호령하려던 그의 의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나와는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어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지만 그 역시 기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기쁜 마음을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며 나로 하여금 새로운 희망에 젖도록 했다. 앞으로 내게 맡겨진 일을 더욱더 훌륭히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 말이다!"

 덕분인지 아이러니하게도,  표트르 대제의 사후에 만들어진 이 청동 기사 동상이 후대 사람들에게 표트르 대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러시아의 시인인 푸시킨은 '청동의 기사'라는 제목으로 표트르 대제를 찬양하는 장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거만한 준마여 너는 어디로 달려가는가
너는 어디에서 발걸음을 멈추려 하는가
아, 위풍당당하고 용맹한 운명의 왕
그대는 이러한 심연의 바닥과
높은 산꼭대기에서 철삭을 이용해
러시아를 하늘로 비상하도록 만드는구나

 예카테리나 2세는 표트르 대제 이후 러시아를 다시 한번 유럽 강대국으로 도약하게 만든 인물로, 다음에 제대로 다룰 예정이다.

표트르 대제를 형상화한 청동 기사상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청동 기사상. 출처 : 위키백과

-다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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